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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원단의 새로운 모험

버려지는 원단들은 우리의 새로운 한정판 콜렉션인 삼라렌에서 재치있는 솔루션과 색 조합을 통해 새로운 목적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하지 않는 질문을 던지죠. 버려지는 원단들은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디자이너 사라 이삭손과 대화를 나누어보았습니다.

피엘라벤에게 있어 지속가능성은 언제나 어젠다 가장 상위에 머무르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제품을 생산할 때 지속가능성의 문제는 소재 선택과 코팅, 생산 방법 등 모든 과정에 관여하고, 제품이 오랫동안 사용될 수 있도록 기능적인 디자인을 추구하게 합니다. 여기서 ‘오랫동안’이라 함은 세대를 넘어 물려줄 수 있을 정도를 뜻합니다.

그러나 이 문제를 찬찬히 뜯어보면, 단순할 수도 있는 것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버려지는 잉여 혹은 자투리 원단입니다. 생산 과정에서는 여러가지 다양한 이유로 잉여 원단이 발생하고, 창고 안에서 쌓인 채 다시 사용되기를 기다립니다. 여기서 우리가 던지는 질문은 ‘어디에 사용할 수 있을까?’입니다.

“우리는 꽤 오랜 시간동안 남는 원단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논 해왔습니다. 과거에는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이나 특정 이벤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작은 패브릭 가방 등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러나 가끔 원단이 너무 많이 남게되면,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더 창의적이고 나은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피엘라벤의 디자이너 사라 이삭손은 설명합니다. 삼라렌은 특정 매장 혹은 재고가 남아있다는 전제 하에 온라인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한정판 콜렉션이지만, 이는 피엘라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접근과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입니다.

삼라렌은 원래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 자투리 원단을 활용하자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원단이 이토록 많이 남는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원단을 주문할 때에는 주문가능한 최소 사이즈가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필요한 양보다 많은 원단을 주문해야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200m의 원단이 필요하지만, 단가를 맞추기 위한 최소 주문량은 1000m인거죠. 보통은 다음 시즌에도 생산을 계속할 예정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특정 색상이 잘 팔리지 않는 경우, 다음 시즌에 생산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다량의 원단이 남게 되죠. 혹은 무슨 일이 일어나 다음 시즌 원단의 색이 미세하게 변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사소한 변화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만약 매장에 걸려있는 같은 제품들의 색상이 육안으로 차이가 난다면 심각한 문제가 됩니다.”

다양한 색상의 오가닉 원단

색상이 미세하게 변화하는 이유는 물의 pH 레벨부터 염색 당시의 습기까지, 많은 요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제품에 재생 소재가 사용된다면 이 또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제품들 만들 때 재생 폴리에스테르를 주로 사용하고 있고, 재활용한 페트병의 색은 패브릭의 색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일반 면을 오가닉 면으로 대체하는 것도 색상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오가닉 면은 일반 면과는 다른 환경에서 자라는데, 이 때문에 섬유가 염색될 때 환경에 따라 다르게 염색될 수도 있습니다” 사라 이삭손이 설명합니다.

“이런 섬유에는 기능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색상이 일정하지 않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한 의류의 여러 부분에서 같은 색상이어야 할 부분들의 색상이 미묘하게 차이가 나는 경우가 바로 대표적인 예죠. 그러나 삼라렌 콜렉션에서 이것은 되려 장점이 됩니다. 다양한 색상들이 섞이고, 이는 옷을 되려 유니크하게 만들어줍니다.”

“흔치 않은 도전이어서 매우 재미있는 작업이죠. 저는 그 색상들을 사랑하거든요! 스펙트럼 안의 다양한 색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각종 방식으로 색 조합을 해보는 것은 정말 즐겁습니다.”

삼라렌의 첫번째 콜렉션으로는 소수의 제품만 선정되었습니다. 자켓, 모자, 칸켄의 특별한 버전, 그리고 토트백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 모든 제품들은 G-1000 원단의 자투리로 만들어졌습니다.

보통 비닐론 소재로 만들어지는 칸켄은 삼라렌 버전에서 색다른 원단 구조를 가지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모습과 기능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전통적인 칸켄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전면에 하나가 아니라 각각 다른 자투리 원단으로 만든 네 개의 포켓을 가지고 있어 물건을 정리하기 더욱 쉬워졌습니다.

자켓 또한 새로워졌습니다. 여러가지 색상을 조합했다는 점에서도 창의적이지만, 포켓 디자인도 변화하였습니다. 다양한 색 조합을 했을 뿐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 여러 버전의 G-1000도 하나의 옷에서 사용되었습니다. 삼라렌의 한 자켓 일부에 G-1000 Lite가 사용되었다면, 같은 모델이지만 다른 자켓은 G-1000 HeavyDuty가 사용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덕분에 기능성에 조금씩 차이를 보이겠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고객들과 소통해나갈 것입니다. 모든 자켓은 단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자켓이며, 각각의 제품들에는 어떤 조합이 사용되었는지 개별 설명이 들어갈 예정입니다” 사라 이삭손은 말합니다.

G-1000을 주요 원단으로

삼라렌 콜렉션의 제품들은 피엘라벤의 클래식한 G-1000 원단으로 만들어집니다. 재미있게도 G-1000 원단 역시 처음 개발되었던 목적과는 다른 쓰임새로 사용되고 있는 원단입니다. 모든 것은 1968년 피엘라벤의 설립자 아케 노르딘이 텐트를 위해 개발했지만 너무 무거워서 사용하지 못한 원단을 가지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며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그 원단이 내구성과 통기성, 발수성을 요구하는 의류에 필요한 조건을 전부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훗날 클래식이 되어 여러 세대에 걸쳐 사랑받은 그린란드 자켓과 피엘라벤의 첫 트라우저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피엘라벤이 기존 G-1000을 G-1000 Eco로 대체하게 되면서 남은 대량의 원단들은 이제 쓸모가 없어진 듯 보였습니다. 일반 원단을 전부 오가닉 원단으로 대체하기로 했다는 결정을 공표하면서도 이전의 원단으로 생산을 계속하는 일은 마케팅적인 면과 세일즈 면에서 너무나도 복잡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삼라렌 제품에 남은 G-1000 원단을 사용하기로 한 거죠” 사라 이삭손이 말합니다.

그녀는 지속가능성 면에서도 이 것이 얼마나 복잡한 일인지 설명하였습니다. 최악의 상황은 원단이 버려진 채 쓰레기가 되는 것입니다. 세상의 빛을 보지도 못한 원단은 폐기되면서도 어마어마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됩니다. 이런 문제는 지속가능성에 대해 논할 때 더 많이 언급되어야 할 이슈입니다.

“그것은 쓰레기를 내다 버리는 일이지, 지구를 구하는 일이 아닙니다. 이는 지속가능성 문제의 일부로 다루어야 하며, 다른 기업들과 함께 힘을 합쳐 산업 개발의 방향을 바꿔야 할 문제입니다.” 사라 이삭손은 설명합니다.

사라는 다음 삼라렌 콜렉션이 출시될지 아직 확답을 할 수 없습니다. 몇 년 후가 될 수도 있죠. 영영 못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삼라렌을 다시 할 필요가 없게 되길 바랍니다. 재고나 자투리 원단이 남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균형을 목표로 하고 있거든요.”